League of Owners : R

탈 출 ( 脫 出 )

B.B.821, 루미오스  (Lumios) 시, 케이로스 (Kalos) 지방

늦은 밤, 사방이 타오르는 화염과 솟아오르는 연기에 휩싸이고 시민들의 비명소리가 천지에 울리고 있었다. 도심 중앙 광장에서 도시 수비군과 마치 전투를 연상케 하는 격렬한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무리는 본래 도시 안에 있어서는 안될 밖 깊은 숲과 동굴 속에서나 있을 법한 괴수들이었다. 인간들은 성벽을 지어 성 안 쪽에 그리고 괴수들은 도시와 도시를 잇는 간헐적인 도로들을 제외한 자연 환경 속에서 함께 그러나 따로 생활하는 것이 오랜 세월동안 지켜져 내려온 이지방의 불문율 중 하나이었기에 현재 상황은 더욱 기묘하고 혼란스러운 것일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여긴 것인지 정체불명의 괴수들은 더욱 난폭하게 날뛰며 차근차근 도시를 중심에서부터 파괴해 나가고 있었다.

: “왼쪽, 다음은 오른쪽, 다시 왼쪽!”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 숲으로 나갈 수 있어.)

: 챠르- 챠 챠르-

같은 시각, 아직 전화가 번지지 않은 좁은 뒷골목 사이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며 시외곽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음영이 하나 있었다. 보폭이 그렇게 넓지는 않은 듯, 하지만 물 흐르듯한 가벼운 동작으로 점점 성벽에 접근해가던 중

툭. 쿠당. 갑자기 무언가에 걸려 바닥에 세차게 나뒹굴었다. 데구르르 등 뒤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빛을 내는 무언가가 굴러나왔지만 재빨리 조심스레 다시 집어넣는 한 아이였다.

: “쓰… 앗”

눈을 들어보니 사체였다. 갈색 머리에 덩치가 좋았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지방의 성인 남자로 의사나 무슨 연구원인 듯 하얀 가운을 입은 채였다.

: (이상하다. 싸움은 중앙 광장 쪽에서 벌어지고 있을 텐데 이런 곳에 왜… 아니야, 이럴 시간에 어서 빨리)

사체가 입고 있는 외투를 재빨리 뒤져서 쓸만한 물건만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챙겨넣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였다.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만을 향해서 달려나갈 뿐.

: “괜찮아, 죽은 자에게는 어차피 무용지물일테니까.”

예상대로 도시의 서쪽 성문은 환하게 열려 있었다. 수비대도 괴수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두 명의 어두운 색의 망토를 뒤집어쓴 인물들만이 서성이고 있었을 뿐이다. 성벽의 그림자에 몸을 숨겨가며 그들의 이목을 숨기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 (이곳까지 무사히 왔으니… 한번만 더!)

하지만 그들을 무시하고 성문을 바로 통과하려고 했던 것이 실수였다.

스스스… 퍽퍽퍽

성벽 그림자 속에서 긴 원통형의 기둥 같은 것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벌써 두번째. 빠르게 몸을 살폈다.

: (부상은 경미. 움직일 수 있어)

: “네놈은 누구냐? 내 이름은 독수 (毒秀). 루미오스 시는 이미 우리 xxx 단이 접수 완료, 아무리 꼬맹이라 해도 살아서 이곳은 지나갈 수 없다.”

공격을 가한 것은 팔 다리는 없이, 2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긴 원통형의 몸을 가진 괴수였다. 입을 벌려 낼름 거리는 혀 양 옆으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였다. 이번에는 물 심산인 듯했다.

: “제길. 난 꼬맹이 따위가 아냐! 내 이름은 …라구.”

놀랍게도 망토 아래에서 꼬맹이가 뱉어낸 음성은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이 지방의 언어도 아니었다. 문제라면 그것이 적의 고향말이란 것이었다.

그때였다. 배낭 속을 박차고 뛰쳐나와 독수와 괴수를 마주하여 그의 옆에 선 것은 또다른 괴수였다. 두 팔을 벌리고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 대는 모습이 일순 대견해 보였지만, 신장이 그의 무릎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아직 새끼인 듯했다. 새끼괴수의 꼬리에서는 불꽃이 피어올라 성문 앞은 갑자기 밝아져 있었다.

: “챠르르!”

: “네놈은 어째서 우리 언어를 아는 거지? 거기에다가 네놈도 트레이너?”

계속된 이변으로 적이 당황한 틈을 노려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은 양 옆으로 갈라져 뛰기 시작했다. 적 괴수는 지체하지 않고 xxx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바로 방향을 바꾸어 적 괴수에게로 달려드는 xxx의 xxx. 아슬아슬하게 xxx가 방향만 틀어 적 괴수의 첫 공격을 피하자, xxx가 그대로 돌격한 힘을 이용하여 적 괴수의 몸통에 이를 묻어버렸다. 그리고 바로 물린 부위에 가해지는 불꽃 공격.

: “챠르!!”

쿠쿵. 적의 괴수가 바닥을 울리며 쓰러졌고, 바로 그 둘은 성벽 밖을 향해 몸을 날렸다.

: “네 이놈들! 아보 독침공격이다!”

샤아악

: “챳!”

외마디 비명과 함께 xxx가 무언가에 맞고 쓰러지려 하자 xxx는 재빨리 낚아채 안고서는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이내 등 뒤로 거대한 성벽이 점점 더 작게 보이다가 사라지고 그 둘은 짙은 녹색의 풀숲을 향해 뛰어들어갔다.

 

[ 루미오스  (Lumios) 시 서쪽 XXX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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